Richard Sapper, 1932-2015, Munich, Germany 

“좋은 디자인이란 그것을 보고 있거나 갖고 있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메시지는 또 다른 질문이며 그것은 그들에게 의미 있어야 한다.”

-리차드 쉐퍼

리차드 쉐퍼(Richard Sapper)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또한 유명한 디자인 기업들이 0순위로 함께 일하고 싶어했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1990년대 애플로 복귀하면서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인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를 영입하기 전 리차드 쉐퍼를 스카웃하고 싶어했다. 당시IBM의 독점 디자이너였던 리차드 쉐퍼는 스티브 잡스의 러브콜을 거절했고 애플의 맥과 아이폰 대신 IBM의 씽크패드를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ABOUT

Richard Sapper

1932년 독일 출생의 리차드 쉐퍼는 2015년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여년 간 산업디자이너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리차드 쉐퍼는 철학, 해부학, 공학 과정을 이수하고 독일 뮌헨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위를 받은 후 1958년 독일 메르세데츠 벤츠의 스타일링 부서의 디자이너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주 활동무대를 이탈리아의 밀라노로 옮겼는데 그곳에서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의 아버지 지오 폰티(Gio Ponti)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후 독립한 그는 1960년대부터 디자인 경험으로 아르떼미데, 놀, 알레씨 등과 협업해 다양한 리빙 제품을 디자인하고 컨설팅을 맡게 되었는데 주로 이탈리아의 브리온베가(Brionvega)에서 가전제품들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독일 출신이지만 이탈리아 밀라노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리차드 쉐퍼. 그의 디자인은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것을 말하고 있을까? 흔히 우리는 이탈리아 디자인은 독일식 기능주의 디자인에 대한 반발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는 독일의 합리주의와 이탈리아 디자인의 영향으로 기능과 아름다움을 둘 다 중시했다. 기능에 충실하되 디자인 자체에 의미를 주는 방향으로 작업을 전개한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자.

 

 

 

EDITORI HOME's FAVORITE

Richard Shapper

 

리차드 쉐퍼가 디자인한 제품들

소개할 제품들은 모두 뉴욕 현대 미술관(MoMA) 디자인 컬렉션에 영구 소장되었다.

 

  

 

 

 

 

 

브리온베가 Doney TV 세트 1962

 

 

Doney 

1962 / Television set / Brionvega / With Marco Zanuso

 

1945년부터 B.P.M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브리온베가는 1950년대부터 TV와 라디오가 급속도로 보급되는 흐름을 타 당대 최고의 산업 디자이너였던 리차드 쉐퍼와 마르코 자누소(Marco Zanuso)가 제품 개발부터 기획까지 모든 것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TV와 라디오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1962년에 디자인된 도니(Doney) TV 세트는 유럽 최초로 완전히 트랜지스터화된 텔레비전이다. 합리주의 이미지의 완벽한 예인 도니는 당시 일반적인 직사각형과 목재가 주를 이루던 텔레비전들과는 달리 플라스틱을 사용해 다양한 컬러와 독특한 디자인을 가능케한 혁신적인 제품이기도 하다. 

 

브리온베가 Algol TV 세트 1964

 

Algol

1964 / Portable TV set / Brionvega / With Marco Zanuso

 

1964년 마르코 자누소(Marco Zanuso)와 함께 처음 디자인한 알골(Algol) 텔레비전 세트는 옆에서 보았을 때 화면으로 끝나는 차체 앞부분의 경사가 특징인 유기적인 형태이다. 마르코 자누소는 알골을 주인을 올려다보는 작은 개에 비유했는데 휴대용 TV라는 기능에 맞는 재밌는 비유라고 할 수 있다. 알골은 수년에 걸쳐 형태와 기능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산 중이다. 

 

 

 

 

  

브리온베가 Radiocubo TS502 1963

 

Radiocubo TS 502

1963 Brionvega / With Marco Zanuso

 

 

큐보라는 이름처럼 큐브 모양의 라디오큐보는 둥근 모서리가 있는 두 개의 입방체로 구성되어 있고 장치를 열고 닫을 수 있도록 경첩이 달려 있다. 닫았을 땐 직사각형 모양이며 반을 쪼개듯이 열었을 땐 스피커와 컨트롤부가 나뉘어져 보이는 재미 요소를 더했다. 다양한 색상으로 설계 및 제작되었으며 휴대용 라디오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1963년 출시된 이후로 과거의 디자인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는 만큼 오브제로서의 가치가 돋보인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와 브리온베가 라디오큐보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는 브리온베가의 라디오포노그라포(radiofonografo) rr126 1개와 라디오큐보 (radiocubo) ts502 1개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매일 사용하여 음악을 연주할 만큼 애용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데이비드 보위의 개인 소장품은 런던 경매 전에 가장 중요한 도시인 뉴욕, 로스앤젤레스, 홍콩에서 전시되었는데 2016년 11월 11일 Sotheby's는 라디오포노그라포를 257.000파운드, 라디오큐보를 30,000파운드의 기록적인 금액으로 판매했다.

 

 

런던의 Bowie Collector Sotheby's에서 radiofonografo rr126 & radio.cubo ts502

 

£ 150 상당의 David Bowie의 radio.cubo가 £ 30,000에 판매되었다.

 

  

 

아르떼미데 Tizio

Tizio 

1972 / Desk lamp / Artemide

 

아르떼미데의 티지오(Tizio)는 특유의 역동적인 조형미로 걸작이라 불리운다. 또한 최초의 할로겐 램프로 케이블 없이도 전류를 전달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막대와 푸시 버튼 조인트를 통해 전원을 공급하는데 조정 가능한 평형 구조로 빛을 보다 섬세하고 정확하게 배치할 수 있다. 양 끝의 무게추가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면서 각도를 조절하는데 이는 마치 키네틱 아트웍을 보는 듯하다. 

 

 

 

리차드 쉐퍼는 선박과 자동차에서 컴퓨터와 전자 제품, 가구와 주방 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설계한 만큼 그의 주요 관심사는 기술적으로 복잡한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제품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많은 제품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형태로 기능하도록 디자인된 건 우연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의 디자인은 우리에게 그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 것임에 분명하다. 그의 제품, 아니 작품 안에서 진정한 타임리스의 메시지를 발견해보자.

 

 

​Editor | Mira Kim